서진시스템 주식을 처음 접했을 땐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실적 좋은 중소형주는 많고, 반도체라는 키워드도 요즘 흔하니까요. 하지만 기업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이 회사는 숫자보다 '어떻게 이뤄냈는가'가 더 중요한 기업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서진시스템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서진시스템은 1996년 금속가공 기반의 개인기업으로 출발해, 2007년 법인 전환을 거쳐 2017년 코스닥에 상장됐습니다. 경기도 부천 본사를 중심으로, 중국 심천과 베트남 박닌성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는 글로벌 제조 기반 기업입니다.
기술력 하나로 버텨온 회사라는 느낌이 강했고, 실제로 반도체 테스트 장비, ESS, 배터리 부품, 산업기계 부품 등 다양한 장비를 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금속가공 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제품군을 보니 이미 첨단 산업의 실질적인 ‘기반 장비’를 맡고 있더군요.
2024년 실적,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2024년 서진시스템의 실적은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 연결 기준 매출 1조 2,138억 원 (전년 대비 +55.9%)
- 영업이익 1,087억 원 (+121.8%)
- 당기순이익 826억 원 (흑자 전환)
특히 ESS 장비 부문에서 6,3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31.8% 성장했고, 반도체 테스트 장비 수주도 견고하게 증가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일회성 호재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변화에 맞춰 수주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이게 제 판단의 핵심이었어요.
이 회사가 매력적인 진짜 이유는 구조에 있다
서진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하게 다변화된 사업 구조입니다. 단일 제품군이 아닌, 다음 네 가지 분야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 ESS(에너지 저장 장치)
✅ 반도체 테스트 장비 (소켓, 핸들러, 컨트롤 등)
✅ 전기차 배터리 부품 (하우징, 엔드플레이트 등)
✅ 통신·산업기계 부품 (생활가전 포함)
이런 구성 덕분에 어느 한 분야의 업황이 꺾여도 전체 실적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낮습니다. 실제로도 매출처가 다양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와도 꾸준히 거래 중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커질 시장, 준비된 기업이 강하다
서진시스템의 위치를 더 높이 평가하게 된 계기는 시장 전망이었습니다. - 2025년 글로벌 반도체 테스트 장비 시장: 약 151억 달러 규모, 연평균 6.2% 성장 예상 - 2025~2027년 한국 반도체 장비 투자: 약 810억 달러 규모 - 정부 지원: 1조 1,000억 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및 R&D 확대
이런 시장 흐름 속에서 고정밀 가공 기술과 OEM 장비 생산 기반을 가진 서진시스템은 중소형 장비 업체 중 보기 드물게 준비가 잘 되어 있는 회사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제조 기반 장비업체 중 이런 종목 또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여전히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현재 이 종목은 시장에서 과하게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표를 보면 오히려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ER: 14.77배
✅ 12개월 선행 PER: 7.81배 (업종 평균보다 낮음)
✅ PBR: 1.43배
✅ 시가총액: 약 1조 2,459억 원
실적 성장세를 고려하면 지금의 밸류는 아직 시장이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조금만 실적이 더 이어지면 시장도 주가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돼요.
그래서 나는 이 종목을 담기로 했다
저는 단기 급등을 노리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안전만 보고 움직이지도 않죠. 서진시스템은 ‘준비된 기업’이 ‘성장 중인 시장’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름이 튀지 않지만, 수주와 생산력, 성장 모멘텀, 정부 지원까지 놓고 보면 이 정도로 갖춘 기업은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종목을 ‘조금 늦게 알아도 괜찮은 종목’,
그리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담아도 후회 없을 종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장 오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실적이 받쳐주는 회사는 결국 올라가게 돼 있으니까요.